4년전 그 아이한테서 이별 통보를 받았을 때도 당시에는 머리로 받아들이지 못했다. 큰 감정의 변화없이 일상을 보냈다. 사람들과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고, 출근하고, 나에게 주어진 일들을 생각없이 처리하고.
그러다 어느날 섬뜩한 자각을 하게 되었다. 나와 이 친구와의 관계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, 쉽게 할 수 있었던 사랑한다는 말을 이제는 앞으로 못한다는 사실을. 보고 싶을때 보지 못한다는 사실을.
나의 무너짐은 오랜 시간이 걸린다.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 것이라는 말도 나에겐 그다지 적용되지 않는다. 때때로 그 아이의 기억이 일상에서 불현듯이 생각나 괴로워질때가 지금도 종종 일어나곤 한다.
또 다른 이별을 겪었다. 나를 많이 사랑해주던 사람이었다. 헤어진 직후에는 감정의 폭이 크지 않았다. 그저 내 앞에 놓인 일들을 수습하기에 바빴던 것 같다.
일이 조금 안정된 이번주에는 되려 컨디션이 몹시 안좋았다. 월요일에는 두통이 너무 심해서 반차를 내고 저녁 내내 잠에 들었고, 오늘 아침에는 속이 별로 안좋아 화장실을 몇번 들락날락 거려야 했다.
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인지 스트레스가 신체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 같다.
해야할 일들이 너무 많은데 잠시 쉬고 싶다. 녹음, 믹싱도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고... 그저 훌쩍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다.
그렇지만 지금 재정 상태에서 여행은 너무 사치고, 소비로 마음을 푸는것이 그다지 건강한건 아니라는걸 스스로도 잘 안다.
머리속이 혼란스러우니 별 생각이 다 든다. 그 아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? 나를 스쳐 지나갔던 인연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걸까?
이제 또 다른 인연 한명을 추억이라는 무덤속에 덮어줘야 할 때가 온 것이다.